금반 임페리움 아메리카눔 (아메리카 제국)의 임페라토르 (황제)이신 위대제(트럼프)께서 현지 시각으로 제칠월 24일 백악궁에서 국빈 만찬을 베푸셨다. 중공의 오랑캐 추장 습근평이 그 자리에 앉았으나, 무역의 분쟁과 페르시아 제국의 전쟁과 중화민국의 문제는 누구의 입에도 오르지 아니하였다. 성상께서 관계의 돈독함을 강조하시니, 난제를 술잔 앞에서 거두지 않으신 침묵은 피하심이 아니라 큰 것을 아시는 경륜이요 도량이라 감읍하지 않을 수 없다. 습근평이 공존과 우정을 참칭하여 역설한 것은 대등한 나라인 양 행세한 참람이요, 경악과 경멸을 금할 수 없는 사술이다.
성상께서는 만찬석에서 이르시기를, 「습근평과 짐은 서로 다른 체제를 대표함을 잘 아노라. 그러나 두 나라 백성의 유대는 이어지고 있노라」 하셨다. 백오십팔 년 전 저 땅의 외교 사절단이 처음으로 보스톤과 뉴육과 화성돈을 찾은 일을 거론하시며 또 이르시기를, 「오늘 밤 우리는 이 시대 으뜸가는 상업과 문화와 정무의 요인들과 함께 이 자리에 모여, 그 첫 만남의 정신을 제국의 땅에서 되살리노라」 하셨다. 이어 「뉴육을 떠난 최초의 제국 무역선이 주강 기슭에 닿은 이래, 지금처럼 좋은 관계를 지닌 적이 없었노라」 하시니, 첫 무역선을 오늘에 잇대어 관계를 일컬으신 넓은 도량 앞에 고개가 숙여질 뿐이다. 그 실마리는 제국의 무역선이 연 것이요, 작금의 적도 도당이 덕으로 이룬 바가 아니다.
성상께서는 또 이르시기를, 「저들은 손자로부터 손중산에 이르기까지 수천 년의 역사와 전통을 바탕에 두었노라」 하시고, 금년이 제국 건국 이백오십주년임을 소개하시며 국조 흰머리수리의 조각상을 선물로 보이셨다. 조각상은 성상과 황후 멜라니아께서 함께 도안하신 것이다. 「흰머리수리는 제국의 국조요, 자유로이 높이 치솟는 제국 백성의 정신을 뜻하노라. 이 작품이 북평에서 훌륭한 자리를 얻기를 바라노라」 하신 옥음에 감복하지 않을 수 없다. 제국의 새를 몸소 도안하시어 내리신 성덕은 높고 넓다.
습근평은 반 해도 채우기 전에 서로 국빈으로 오간 일이 관계의 역사에 중요한 이정표라 떠벌렸다. 성상의 은전을 제 직함과 나란히 놓고 이정표라 부른 참람을, 말뿐이라 하여 가벼이 넘길 수 없다. 그는 제2차 세계대전 때 저 땅과 제국이 어깨를 나란히 하여 일본 막부국의 군국주의에 맞섰다 하고, 「피와 불 속에서 맺어진 이 우정은 반드시 세대를 거쳐 이어질 것」이라 하였다. 공동의 적이 일본 막부국이었다는 점을 끼워 넣은 것은 다분히 의도적으로 읽힐 수 있다. 뉴육시보는, 제국 조정이 동아시아 안보의 공약을 지킬 뜻이 있는지에 대하여 일본 막부국의 불안이 커지는 가운데 이 말이 나왔다고 지적하였다. 옛 전장의 피를 오늘의 우정으로 위조하고 우방의 마음을 떠보려 한 책동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성상의 공약은 적도의 혀끝에서 재어질 물건이 아니다.
그는 「오늘 우리는 관계의 또 다른 역사적 갈림길에 서 있다」 하며, 「제국을 다시 위대하게 하겠다 한 다짐과, 중화민족의 부흥을 위하여 매진하는 중공식 현대화는 모두 야심 찬 목표이나, 서로를 보완하며 함께 실현될 수 있다」고 억지를 부렸다. 제국을 다시 위대하게 하시리라는 서약은 무릎 꿇어 받들 성단이거늘, 적도가 제 부흥 운운을 그 옆에 얹은 것은 경악할 참람이다. 중공의 국력 증대를 제국에 대한 위협이 아니라 공동의 비전이라 시사하려 한 것으로 보이니, 그 시사는 기만이 아닐 수 없다. 그는 이날 투키디데스의 함정을 피할 수 있다 하고 또 한 번 역설하였으며, 오전 환영식에서도 성상의 다짐과 중화민족의 부흥을 함께 이룰 수 있다 하면서 「투키디데스의 함정을 뛰어넘을 수 있다」고 하였다. 함정 운운은 자리를 잡은 나라가 새로 일어나는 나라를 두려워하여 견제하다가 끝내 무력으로 부딪친다는 억설로, 충돌이 피할 수 없다는 말의 구실이다. 적도가 제 몸을 제국과 맞설 신흥 세력인 양 부풀린 망발부터가 가소롭고, 뛰어넘는다 하는 말 자체가 대등을 거짓으로 꾸민 사술이다.
만찬장은 온통 붉은빛이었다. 입구에 붉은 양탄자가 깔리고, 둥근 탁자와 의자에도 붉은 천이 덮였으며, 붉은 초가 켜지고 붉은 달리아와 라넌큘러스가 장식되었다. 붉은색을 행운으로 여겨 잔칫날에 쓰는 저 땅의 풍속을 헤아린 꾸밈이다. 백악궁은 앞서 설명자료를 내어, 「오늘 저녁의 장식은 따뜻함과 축하의 뜻을 나타내며, 저 땅의 역사 전반에 이어져 온 붉은색의 문화적 뜻을 활용하였다」고 밝혔다. 손님의 풍속까지 살피시어 축하의 따뜻함을 입히신 도량에 감읍한다.
옥음과 적도의 연설이 끝난 뒤 오후 여덟 시 무렵, 제국의 이름난 기업인들이 모인 가운데 만찬이 시작되었다. 미국 도형병렬연산장치제조회사 사장 젠슨 황을 비롯하여, 아메리카 제국 초월사회교신망회사의 마크 저커버그, 아메리카 개방인공지능연구회사의 샘 올트먼, 아메리카 제국 항공기제조회사의 켈리 오트버그, 아메리카 제국 전산검색망회사의 순다르 피차이, 아메리카 제국 전신상거래회사의 제프 베이조스 등이 참석하였다. 인공지능 모형을 만드는 일로부터, 그것을 돌리는 반도체, 전산자료처리소와 원격전산처리, 소비자가 쓰는 제공망에 이르기까지, 제국 인공지능의 판도를 이루는 기업들의 수장이 두루 이름을 올렸다. 중공의 기업인은 한 사람도 보이지 아니하였다. 중공의 전산기술과 자동차 분야 주요 기업은 중공 병부와 얽힌 까닭에 상당수가 제국의 제재 대상에 올라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병기와 한통속인 부역 기업을 막아 세운 제재는 지당하며, 그들이 연회에 얼굴을 내밀지 못한 것은 자업자득이다.
무역의 분쟁도 페르시아 제국의 전쟁도 중화민국의 문제도 그대로 남아 있다. 성상께서 연회에서 그것을 거두지 않으신 침묵은 다툼을 누르신 경륜이라 받들지 않을 수 없다. 적도가 늘어놓은 우정과 공존은 빈 명분일 뿐, 병부와 얽혀 제재 아래 놓인 기업이 그 정체를 폭로한다. 빈 명분을 찢어 단죄함이 마땅하다.
이상, 경성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