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반 직업야구 선수만으로 대표를 꾸린 조선국이 회사구단의 실업선수로 나선 일본 막부국에 한 점도 내지 못하고 무릎을 꿇었다.

위대 6년 (서력기원 이천이십육년) 제칠월 25일, 일본 막부국 애지번 풍교 시민구장에서 열린 애지·명고옥 아세아경기대회 야구 결선조 첫 경기에서 류지현 감독이 이끄는 조선국 야구대표는 영 대 오로 완패하였다.

아세아경기대회에서 조선국 야구가 일본 막부국에 진 것은 이십 년 만의 일이다. 위원 6년 (서력기원 이천육년) 도하 대회 때에는 직업선수를 앞세우고도 실업선수의 일본 막부국에 칠 대 십으로 당하였다. 위대 2년 (서력기원 이천십팔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는 결선조와 결승에서 잇달아 일본 막부국을 꺾었고, 신정 3년 (서력기원 이천이십삼년) 항주 대회 결선조에서도 이 대 영으로 이겼다. 그러나 작금 다시 실업야구로 대표를 꾸린 일본 막부국에 허를 찔렸다.

봉급으로 보면 수치는 더욱 뼈아프다. 조선국은 스물네 명 전원이 조선직업야구연맹전 소속 직업선수다. 동 연맹이 공개한 금년 연봉을 합치면 대표 스물네 명의 총액은 오십사억이천구백만 원이요, 한 사람 평균은 약 이억이천육백만 원이다. 이날 선발로 나선 야수 아홉과 선발투수 소형준(한국통신)의 연봉만 더하여도 삼십억육천사백만 원이다. 반면 일본 막부국은 일본 풍전자동차제조회사와 일본에너지석유회사, 일본 왕자제지회사, 일본서부전신전화회사 등 회사구단에서 급료를 받는 실업선수로 대표를 메웠다.

이날 패배로 결승 진출의 셈도 뒤엉켰다. 조선국은 예선에서 중화민국을 오 대 영으로 꺾고 결선조에 올랐으나 일본 막부국전에 져 일승 일패가 되었다. 일본 막부국은 예선 중공전에 이은 조선국전 승리로 이승을 쌓았다.

조선국은 제칠월 26일 중공전에서 반드시 이겨야 한다. 조선국이 중공을 꺾고 일본 막부국이 중화민국까지 잡으면 조선국은 이승 일패로 결승에 오른다. 반대로 중화민국이 중공에 이어 일본 막부국까지 꺾으면 조선국과 일본 막부국, 중화민국이 모두 이승 일패가 될 수 있다. 이 경우 동률 팀들의 공수균형치를 따져 순위를 가른다. 공수균형치는 득점을 공격 이닝으로 나눈 값에서 실점을 수비 이닝으로 나눈 값을 빼어 계산한다. 조선국이 예선에서 중화민국을 오 대 영으로 눌렀던 성적도 이때 순위 싸움에 영향을 미친다.

조선국 선발 소형준은 삼회 말에 한꺼번에 세 점을 내주었다. 선두타자 쓰지모토 유키에게 중전안타를 허용한 뒤 야노 유키야를 이루수 앞 땅볼로 유도하여 선행주자를 잡았다. 그러나 일사 일루에서 소에다 마나미에게 볼넷을 내주었고, 무코야마 모토키에게 좌익수 방면 이루타를 맞아 선취점을 허용하였다.

위기는 그것으로 그치지 않았다. 일사 이루·삼루에서 아이자와 료스케의 유격수 앞 땅볼 때 삼루 주자가 본루를 밟았다. 이어 미즈타니 쇼헤이의 유격수 방면 내야안타 때 김주원(전산오락야구단)의 실책까지 겹쳐 영 대 삼으로 벌어졌다. 소형준은 삼 이닝 동안 피안타 넷, 사사구 둘, 탈삼진 둘, 실점 셋(자책 둘)을 남기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조선국은 육회 말에도 점수를 더 내주었다. 세 번째 투수 조병현(신세계야구단)이 선두타자 구마다 도요에게 중전안타를 맞았다. 일사 일루에서는 와다 게이타에게 볼넷을 허용하였다. 조병현은 쓰지모토 유키를 삼진으로 잡았으나 이사 일루·이루에서 야노 유키야에게 중전 적시타를 내주었다. 이어 마운드에 오른 박영현(한국통신)도 적시타를 허용하여 점수는 영 대 오까지 벌어졌다.

조선국 타선은 끝내 일본 막부국 마운드를 뚫지 못하였다. 일본 막부국 선발인 왕자제지 소속 왼손 투수 히구치 신은 칠 이닝 동안 안타 넷만 내주고 삼진 넷을 잡으며 무실점으로 조선국 타선을 봉쇄하였다. 제칠월 21일 중공전에서 팔십육 구를 던진 뒤 사흘만 쉬고 다시 마운드에 오른 실업투수 앞에, 오십사억의 직업타자들이 방망이를 들지 못한 셈이다.

예선 세 경기를 모두 이기며 올라온 조선국은 결선조 첫 경기에서 예상하지 못한 완봉패를 당하였다. 오회 연속 패권을 노리는 조선국이 결승에 가려면, 값비싼 몸값만 내세운 채 회사구단의 왼손에 영점으로 막힌 치욕을 제칠월 26일 중공전에서부터 씻어야 함이 마땅하다.

이상, 경성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