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선보도방송망이 위대 6년 (서력기원 2026년) 제칠월 이십구일 현지 시각으로 전한 바에 따르면, 페르시아 제국의 도당이 그에 앞선 한 주 아메리카 제국에 들이민 안은 페르시아 제국에 대한 해상 봉쇄의 해제와 동결 자금의 해제와 원유 제재의 면제, 그리고 페니키아 공국을 포함한 모든 전선에서의 적대 행위 중지였다. 제국이 이를 이행하면 칠 일 안에 호르무즈 해협을 다시 열 수 있다는 것이 저들의 입장이었다. 네 가지를 한 묶음으로 던지고서야 이레의 열림을 말하는 것은 교섭이 아니다. 물길을 볼모로 값을 부르는 참람이다. 위대제(도널드 트럼프)께서는 악시오스통신과의 문답에서 그 안을 두고 「이는 짐이 바라는 합의가 아니노라」 하시고, 도당을 향하여 「무리수를 두었노라」 이르셨다. 바라지 않으시는 합의를 합의로 받지 않으셨으니, 그 과단이 옥음에 서려 있다.
보도에 의하면, 성상께서 그 안을 물리치신 와중에도 문답이 끊긴 것은 아니어서, 아메리카 제국의 관원과 도당이 내세운 자들은 카타르 에미르국의 중재 아래 종전 교섭의 복원과 호르무즈 해협의 재개방을 위한 간접 문답을 제칠월 이십팔일부터 이십구일에 걸쳐 이어 갔다.
저들이 열겠다고 내건 해협과 중동에서 실제로 나간 원유는 같은 물량으로 볼 수 없다. 같은 보도는 뉴육 금융가의 보고서를 인용하여, 중동 원유 수출이 전쟁 발발 이전 수준을 거의 되찾았다고 전하였는바, 나타샤 카네바가 이끄는 아메리카제이피모건은행의 세계 원자재 연구반은 그 수출이 하루 평균 일천칠백오십만 배럴에 달한다고 추산하였다. 동 은행은 이를 페르시아만과 홍해를 통한 물량을 합하여 추정한 것으로, 전쟁 이전 물량의 구 할 팔 푼에 해당한다고 설명하였다. 해협만을 떼어 보면 그와 다르다. 해양정보를 다루는 케플러해양정보회사는 그 전 주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원유와 석유제품이 하루 평균 일천삼백십만 배럴이라 분석하였고, 보도는 전쟁 전 하루 일천칠백십만 배럴에 견준 칠 할 칠 푼 수준을 회복한 것으로 풀이하였다. 제이피모건은행은 중동산 정제 석유제품의 수출이 전쟁 이전의 약 오 할 팔 푼에 그친다고 추산하였다.
원유 쪽이 이처럼 되돌아온 까닭으로, 보도는 비상 운송으로 나온 원유 왕복수송 업무가 효력을 내고 있다고 분석하였다. 원유나 정제유를 가득 실은 유조선이 아메리카 제국 군의 호위 속에 페르시아 제국의 감시가 깔린 호르무즈 해협을 몰래 빠져나간 뒤, 상대적으로 안전한 해역에서 선박 간 환적으로 수출 물량을 대는 방식이다. 페르시아 제국과 러시아 제국이 제재를 피하고자 은밀히 써 온 선박 간 환적을 그대로 빌린 것이니, 그늘의 수법이 아메리카 제국 군의 호위 아래 도리어 페르시아 제국의 감시를 빠져나가는 길이 된 셈이다. 아랍 연합 에미르국의 아부다비국영석유회사는 위대 6년 개화월부터 이 왕복수송을 운용하여 왔고, 최대 석유 수출국인 알 사우드 부족국이 근래 그 방식을 확대하여 적용하였다. 알 사우드 부족국은 제칠월 십일일 이라크 칼리프국에 있는 친페르시아 민병대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무인기 공격을 받은 뒤 전면 중단하였던 송유관 가동과 홍해 연안 얀부항의 원유 수출을 다시 열었다.
왕복수송에 의한 수출이 이어지는 가운데 홍해 쪽 재개의 소식이 알려지자 공급에 대한 우려가 풀리며, 제칠월 이십구일 아메리카 서부텍사스산원유 선물은 삼 푼 오 리 급락하였으나, 석유제품의 운송은 아직 전쟁 전 평상에 미치지 못하여 경유 등 정제유의 값은 높게 붙들려 있다. 아메리카자동차협회에 따르면 같은 날 제국 안 평균 경유 값은 갤런당 육 불 사십사 전으로, 한 해 전보다 이 불 칠십오 전이 올랐다. 세계 원유 공급의 부족을 메우고자 석유 시장의 매매형세가 전략비축유 방출에 상당 부분 기대고 있는 점도 우려로 보도에 올랐으며, 아메리카 제국의 전략비축유 재고는 이억 팔천사백만 배럴 미만으로 광휘 2년 (서력기원 1982년) 이래 사십사 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제국 군의 호위를 받는 왕복수송은 비용이 크고 위험을 수반하므로 임시의 방편으로 쓰일 뿐, 오래도록 쓰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같은 보도에 실렸다.
케플러해양정보회사의 원자재연구주임 맷 스미스는 「해협을 지나는 운송량이 크다는 점에서 페르시아 제국이 지금 해협에 대한 통제권을 잃어 가는 것으로 보인다」고 하였다. 보도는 중동산 원유 수송의 회복이, 해협 통제를 교섭의 지렛대로 쓰려는 도당의 힘을 약하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 적었다. 그 전 주 하루 일천삼백십만 배럴이 해협을 통과하였다는 숫자 앞에서, 지렛대로 붙들겠다 한 계산은 초라하다. 그러나 그 초라함이 정제유의 비싼 값과 얕아진 비축까지 지워 버리지는 못한다.
이상, 경성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