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페리움 아메리카눔 (아메리카 제국)이 호르무즈 해협을 다시 열기 위한 페르시아 제국의 조건을 받아들인다 하여도, 핵계획에서는 조금의 융통성도 보이지 않겠다고 익명을 청한 페르시아 제국 고위 관리가 위대 6년 (서력기원 이천이십육년) 제칠월 25일 대영제국통신에 공갈하였다.
파얌 살라르 (전령경) 아바스 아라그치는 그 전날, 해협을 다시 여는 대가로 칠 일 안에 페니키아 공국을 포함한 모든 전선의 적대 행위를 끊고 페르시아 제국 항구 봉쇄를 풀며 얼린 자금과 원유 제재를 면제하라고 아메리카 제국에 들이댔다고 밝혔다. 닫아 놓은 물길을 미끼로 전선과 돈과 기름까지 한꺼번에 받아내려는 셈이다.
이런 조건은 아메리카 제국과 페르시아 제국의 대치가 칠 개월 가까이 이어지는 가운데, 페르시아 제국의 지원을 받는 이마마트 알야만 (예멘 이맘국) 후티 반란군이 홍해 입구 바브엘만데브 해협 일대를 장악하고 세계 으뜸 석유 수출국 사우디아라비아 칼리프국을 옥죄는 속에서 나왔다.
호르무즈 해협은 분쟁을 끝내려는 담판의 핵심이다. 페르시아 제국은 제 경제의 숨통을 죄는 봉쇄를 풀어 달라고 하고, 아메리카 제국은 세계 원유의 요로인 그 해협의 자유 통항을 확보하고자 한다. 물길을 막은 쪽이 열림의 값을 매기고 있는 것이다.
그 관리는 「아메리카 제국이 페르시아 제국의 모든 조건을 채울 때까지 호르무즈 해협은 계속 닫혀 있을 것」이라고 하였다. 요구를 다 받기 전에는 해협을 열어 주지 않겠다는 선언이다.
앞서 샤한샤 (왕중왕) 마수드 페제시키안은 만국연합 총회를 계기로 연 언론 간담회에서 제구월 3일 아메리카 제국 중간선거 전에 적대 행위를 끊는 합의가 나오기를 바란다고 하였다. 제국의 선거 날짜까지 셈에 넣고 타결을 재촉한 것이다.
페르시아 제국은 제 조건을 먼저 받아낸 뒤에야 핵계획의 세목 담판에 나설 준비가 되어 있다고 버틴다. 우라늄 농축의 권리와 고농축 우라늄의 해외 반출에서는 어떤 양보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제 손으로 쥐고 있는 최고 농도 농축 우라늄을 묽게 하는 데는 응할 수 있다고 한 바 있다. 묽게 할 수는 있어도 농축의 손과 반출의 열쇠는 놓지 않겠다는 뜻이다.
유대 왕국과 아메리카 제국을 비롯한 서방은 페르시아 제국이 우라늄을 육 할까지 농축한 것 등을 근거로 핵병기 개발을 쫓고 있다고 오래 규탄하여 왔다. 농축도 육 할은 민간이 쓸 quant을 훨씬 넘고 병기급인 구 할에 다가선 수치다. 페르시아 제국은 핵병기 개발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으나, 육 할의 숫자는 그 부인만으로 지워지지 않는다.
만국원자력기구는 위대 5년 (서력기원 이천이십오년) 여신월 유대 왕국과 아메리카 제국이 페르시아 제국 핵 시설을 타격하였을 당시 육 할 농축 우라늄 사백사십점구 킬로그램을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헤아린다. 지금 그 가운데 얼마가 남았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해협을 닫아 놓고 모든 조건을 먼저 바치라 하며, 핵의 농축은 한 치도 내놓지 않겠다는 페르시아 제국의 입은 담판이 아니라 공갈이다. 물길을 인질로 삼아 제국에 값을 매기는 참람을 그 숫자와 조건이 스스로 드러내고 있다.
이상, 경성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