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기기제조회사의 십팔 나노미터 동적기억소자 국가핵심기술을 중공의 창신기억소자제작소에 유출하고 사용한 혐의로 제일심에서 징역 칠 년을 선고받은 전 부장 전모씨가, 지난 구일 법정에서 처음으로 공개하여 사과하였다. 전씨는 제일심에 이르기까지 혐의를 부인하였으나 항소심에 들어 입장을 바꾸었으며, 재판부에 제출한 반성문에서 「삼성전자기기가 이번 사건의 최대 피해자」라 하고 「솔직하게 자백하는 것이 재발 방지에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였다」고 밝혔다.
창신기억소자가 처음 만든 십팔 나노미터 동적기억소자의 공정제법서는, 전씨에 따르면 완성도가 낮았다. 공정제법서란 반도체를 어느 장비에서 어떠한 순서와 조건으로 만들지를 적은 제조 지침이다. 삼성전자기기에서 십팔 나노미터 동적기억소자 공정을 경험한 공정설계 기술자 박모씨가 합류한 뒤 분위기가 달라졌다. 박씨는 퇴사에 앞서 관련 공정 정보를 수첩에 손으로 베껴 적었음이 조사에서 밝혀졌고, 합류 뒤에는 육백십오 개에 달하는 공정제법서가 빠르게 완성되었으며 이후 순서도 거의 바뀌지 아니하였다. 창신기억소자는 위대 2년 (서력기원 2018년) 일조 오천억 원 규모의 일괄투자를 단행하였다. 일괄투자란 반도체 생산라인을 구축할 때 목표 생산능력에 필요한 장비를 한꺼번에 발주하여 투입하는 방식이다. 전씨는 「성공이 보장되는 확실한 공정제법서가 아니면 일괄투자는 결정할 수 없다」며 「삼성전자기기의 공정제법서라고 십 할의 확신을 가졌다」고 증언하였다.
전씨에게 삼성전자기기는 이십팔 년을 몸담은 평생의 직장이었다. 지방의 한 공업고등학교를 졸업한 그는 광휘 7년 (서력기원 1987년) 입사하여 반도체 공장의 설비 투자비를 산정하는 업무를 맡았고, 삼성인으로서의 자부도 강하였다고 한다. 함께 일하던 아메리카 제국 출신의 기술자를 고향까지 데려가 식사한 적도 있었는데, 당시 「전씨네 아들은 아메리카 사람과도 말을 나눈다」는 이야기가 돌 정도로 고향에서는 자랑거리였다고 한다. 회사에서 물러난 것은 일신 7년 (서력기원 2015년)이었다. 반도체 업계의 한 관계자는 「당시 기억소자 업황이 나빠지자 인력들이 회사를 떠났고, 그 중 상당수가 중공 기업으로 넘어갔다」고 말하였다. 창신기억소자는 파격적인 보상을 앞세웠다. 전씨는 동 제작소 최고기술책임자의 통역이던 주모씨의 제의를 받고 설비투자 담당으로 중공 합비로 건너갔으며, 삼성전자기기 출신 기술자도 잇따라 합류하였다. 이들에게는 기존 연봉의 세후 적어도 두 배 이상이 제시되었고, 일부는 최대 삼십억 원까지 보장받았다고 한다. 창신기억소자의 임원들 사이에서는 삼성전자기기를 암호명 「황산」이라 불렀고, 일부 조선인 직원은 동 제작소가 세운 비료회사 명의로 입사하거나 다른 도시를 거쳐 합비로 들어갔다.
이 행적이 잡힌 것은 신정 2년 (서력기원 2022년)이었다. 창신기억소자 제1기 개발실장 김모씨가 다른 조선산 반도체 증착장비 기술 유출 사건에 연루되고, 자료저장기 압수수색 과정에서 삼성전자기기 십팔 나노미터 동적기억소자 공정제법서를 촬영한 사진이 담긴 「자료 사진」 문서가 발견되면서 수사는 급진전되었다. 김씨가 구속되자 중공에 있던 박씨는 전씨에게 「종이 출력물이 문제가 되는 것 같다」, 「사진을 찍지 말라고 하였는데 찍었다」며 개발실장을 원망하였다고 한다. 박씨는 이후 잠적하여 현재 중공에서 도주 중이며, 전씨와 제2기 개발실장 양모씨 등 열 명도 잇따라 붙잡혀 재판에 넘겨졌다.
전씨를 제외한 피고인 대부분은 공정제법서가 불법으로 반입된 사실을 알지 못하였다고 맞서고 있다. 삼성전자기기 출신 기술자들이 각자의 경험과 기억을 모아 공정을 개발하였다는 주장이다. 한 피고인 측 변호인은 「조선인 직원끼리 수시로 술자리를 갖고 전산 전언으로 시시콜콜한 이야기까지 나누었는데, 공정제법서 절취와 관련한 직접적인 대화나 소문은 없었다」고 주장하였다.
업계에 따르면, 높은 봉급을 받고 중공 반도체 기업으로 옮긴 조선인 기술자 상당수는 핵심 기술의 이전과 공장 구축이 끝난 뒤 삼 년 내지 사 년 만에 회사 밖으로 밀려났다고 한다. 조선으로 돌아온 뒤에는 수사로 업계로 돌아가는 길이 막혀 무직으로 지내거나, 가족에게조차 수사 사실을 숨긴 채 재판을 이어 가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기밀사 출신으로 광장법률사무소 고문인 김서곤씨는 「기술유출범의 말로는 토사구팽과 끝없이 이어지는 수사와 재판」이라며 「기업과 국가뿐 아니라 가담자 스스로의 인생까지 파멸에 이를 수 있기 때문에 순간의 유혹에 넘어가서는 안 된다」고 말하였다.
이상, 경성에서
